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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전문대 평생직업교육 활성화 방향]⑤일하는70세 평생직업교육 위한 ‘줄탁동시‘지혜절

2021.04.16 | 784

 


지금 전 세계는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 있다. 실업이 급증하고 노동시장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 4차 산업혁명으로 과학·기술의 변화·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산업과 직업의 생성·소멸 주기가 짧아지고, 고용 방식과 근무 형태, 이직·전직 증가 등의 변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 직업교육은 노동시장 변화에 순발력 있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로 변혁이 필요하다.

하버드 경제학과 교수 로렌스 카츠(Lawrence Katz)는 ‘교육과 기술의 경주’라는 용어로 이러한 현상을 설명한다. 교육이 노동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필요 인력을 양성해 내면 산업의 발전과 국가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국가 경쟁력 약화와 노동시장의 불평등 심화로 귀결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급속한 기술진보에 대응하는 평생직업교육 체제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또한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신중년층의 직업교육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베이비부머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건강하고 일할 의지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 사회의 공식 은퇴 연령은 OECD 국가 평균보다 낮다. 반면 은퇴 후에도 72세까지 노동시장에 머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는 가장 늦은 나이에 속한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직업교육훈련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변화 속에서 학교 중심의 교육제도는 그 틀을 넓혀 평생직업교육이라는 패러다임으로 대체돼야 한다. 직업교육은 입직, 이직, 전직, 창직, 창업 역량개발 등 특정 연령층이 아닌 생애 전반에 걸쳐서 모두를 위한 교육훈련이라는 점에서 본래 평생교육이다. 많은 선진국들은 이러한 환경변화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직업교육 체제로 혁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선진국의 평생직업교육 혁신 사례를 살펴본다면 전문대학이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school-to-work, work-to-school’의 기능을 수행해 나가는 데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독일과 미국, 디지털 기반 온라인 직업교육 혁신 = 독일은 인더스트리 4.0과 함께 직업교육의 디지털 미디어화를 지향하고 있다. 첨단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직업교육에 대한 흥미와 매력을 증진시키는 것을 직업교육 혁신의 목표로 둔다.

미국도 디지털기술을 접목해 온라인 직업교육과 신기술 인력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나노 디그리(Nano Degree)’ 제도는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 온라인 직업교육 제도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기업에서 필요한 최신 첨단기술 프로그램을 6개월 내외 단기과정으로 제공한다. 유망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기술을 단기간에 습득해 취업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제도다. 한국에도 고숙련 인력양성을 위해 이와 유사한 매치업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온라인 교육업체들이 2012년부터 제공하기 시작한 MOOC(온라인 공개강좌)는 이제 거대한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이 됐다. 미국의 MOOC는 직업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온라인 강의들로 구성돼 있는데 이 점을 주시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K-MOOC가 도입됐다. 하지만 대학 강의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평생직업교육 온라인 강좌 VET-MOOC 프로그램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경이 차단되고 비대면 온라인 학습이 확장하는 시대에 한국의 직업교육을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국의 VET-MOOC를 개발해 해외 진출의 발판으로 삼아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싱가포르, 전 국민 평생교육 위한 통합적 지원체제 혁신 = 싱가포르는 한국와 유사한 점이 많은 나라다. 1970년부터 1980년대에 우리나라와 함께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며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뤘다. 교육열이 높고 대학 진학 경쟁이 치열한 반면 직업교육훈련은 등한시 하는 유교적 풍토를 공유하고 있고, 저출산·고령화 등 여러 가지 여건에서도 우리와 유사하다. 하지만 우리보다 작고 과감하게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는 특성이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급속하게 변화하는 환경변화에 대응해 전 국민의 평생학습 참여를 목표로 2015년부터 ‘Skills Future Movement’ 정책을 추진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필요한 고숙련 인력양성이 시급한 상황에서 저출산·고령화로 노동력이 감소하는 것을 개개인의 생산력 향상으로 대응하기 위한 범국민적 사업이다.

전 국민의 평생학습을 증진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우선 산재돼 있던 평생직업교육훈련 예산과 기금을 통합했다. 평생학습 투자를 2배로 증액했고 온라인 원스톱 서비스 ‘My Skills Future’를 통해 교육정보, 구인·구직 정보, 적성검사, 개인이력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또한 재직자의 교육훈련을 위한 ‘Absentee Payroll Funding’을 제공해 재직자가 직업교육을 받는 기간에 대체 인건비의 95%를 지원함으로써 실효성 있는 학습휴가제가 되고 있다.

교육과 노동시장 연계를 통한 효율적인 평생직업교육이 되도록 정책추진 체계도 통합했다. 교육부 산하에 ‘Skills Future Singapore’와 노동부 산하에 ‘Workforce Singapore’를 신설해 두 기관이 한 건물에서 하나의 팀처럼 협업하고 통합 재원을 사용함으로써 국민들에게 평생교육, 직업훈련, 고용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이미 많은 선진국들은 교육부와 노동부의 직업교육훈련 기능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호주는 교육기술고용부(Department of Education, Skills and Employment)에서, 캐나다는 인적자원·기술개발부(Department of Human Resources and Skills Development)에서, 영국은 교육기술부(Department of Education and skills)에서 교육과 노동시장을 연계해 직업교육훈련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도 연방정부의 교육부와 노동부 통합을 계획 중이다.

우리의 경우 정부부처 간 분산적인 칸막이 행정으로 직업교육과 직업훈련을 분리하고 있는데 이는 지극히 공급자 중심의 시각이다. 학습자 입장에서 이러한 구분은 불필요한 일이다. 연계하고 통합해 효율성과 일관성, 수요자 중심의 지원이 되도록 재정립이 필요하다.

■일본과 대만, 고등직업교육체제 고도화 전략 = 학교에서 직업교육이 활성화 되지 않았던 일본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속화 되는 변화발전에 부응하기 위해 직업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5년간 연구와 검토를 거쳐 2019년 전문직대학을 탄생시켰다.

실용적 능력과 창의성을 겸비한 인재양성을 목표로 우수한 교육과정, 실무능력과 연구능력을 겸비한 교수진, 적합한 시설 등을 갖춰 운영하고 있다. 전통적 학습자 집단인 고졸 입학자들과 사회 경험을 갖춘 성인학습자를 모두 수용하는 평생직업교육대학으로서 4년제 전문직대학과 2~3년제 전문직단기대학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유연하게 운영한다.

대만 정부는 산업화를 위한 기술직업교육 특성을 반영해 다원화 된 교육을 확보했다. 또한 고숙련 기술인을 양성하기 위해 1990년대 후반부터 2년제 전과학교를 기술학원과 과학기술대학(4년제)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대만도 우리처럼 학벌 중시 문화풍토와 전문학사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만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대학의 고등직업교육 기능 강화 정책을 통해 전문기술인력 양성 고도화를 단호하게 추진했던 것이다.

과학기술대학교는 2008년 30개교에서 지난 2019년 61개교로 증가했다. 준학사, 2년제, 4년제, 석·박사과정과 성인학습자를 위한 유연한 입학절차, 주간부·야간부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다. 대만의 고등교육 체제는 기술직업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고등직업교육과 학술기반 중심의 일반대 투 트랙(Two Track)으로 운영된다. 두 개의 트랙은 정부로부터 동등한 지원을 받는다.

우리 역시 고등직업교육기관인 전문대학이 평생직업교육의 늘어나는 다양한 수요에 대비해 우수한 평생직업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미국과 독일의 디지털 첨단기술을 접목시킨 프로그램처럼 고숙련 인력양성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전문대학 간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 자체만의 노력으로는 힘든 부분의 경우 정부가 줄탁동시(啐啄洞時) 나서서 가름해야 한다. 모두 평생직업교육이라는 파이에 몰리지 않도록 고등교육기관 간 기능의 중복성을 재정비 할 필요가 있다.

일반대의 학문중심 교육과 직업교육대학의 실무중심 교육은 수행 기능이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 동시에 한국폴리텍대, 원격대학(사이버대) 등 평생직업교육을 위해 설립된 기관들 간 비교우위가 되는 자원과 인프라를 공유해 학습수요자들에게 질 높은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실무중심교육도 고숙련 전문기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대학 간 특성화를 강화해 균형 잡힌 발전을 이루고 사회 적재적소에 전문인력이 자리잡을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다.

이제 학령기 교육, 입시 위주의 교육에 치중하지 않고 누구나 평생직업인으로 환경변화에 적응력과 전문성을 갖추고 재도전이 가능한 체제로 변혁이 필요하다. 싱가포르의 전 국민 역량개발을 위한 평생교육 지원정책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문대학은 평생직업교육기관이라는 고유의 정체성을 확립해 다양한 수요자를 위한 ‘거대 종합대학(multiversity)’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지원 체계를 갖춰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 발전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출처 : 한국대학신문 - 409개 대학을 연결하는 ‘힘‘(http://news.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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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06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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